소변에 거품이 나면 ‘노폐물 필터’ 신장에 이상이 생긴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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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21. 17:38 카테고리 없음

 

소변에 거품일면 ‘노폐물 필터’ 신장에 이상이 생긴 신호

 

 

몸이 자주 부으면 콩팥(신장)에 이상이 있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콩팥 문제로 몸이 붓는 현상은 드물다. 몸의 수분이 세포 밖으로 빠져 나와 혈관 밖의 조직에 수분량이 증가할 때 몸이 붓는데, 오히려 약물 복용이나 다른 장기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데도 일리는 있다. 콩팥이야말로 핏속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체내 수분의 대사를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중요한 장기이기 때문이다. 콩팥은 몸 안의 나트륨 칼슘 인과 같은 미네랄과 영양 물질의 균형을 유지한다.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조혈 호르몬을 분비하기도 한다.

 
그러나 콩팥은 문제가 발생해도 조기 발견이 쉽지 않은 기관이다. 심지어 콩팥 기능의 20%가 남을 때까지 특이한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환자도 있다. 한국인은 짠 음식과 국물 음식을 주로 먹는 습관 때문에 콩팥질환에 더 많이 노출된 편이다. 세계 콩팥의 날(11일)을 맞아 콩팥병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을지대병원 신장내과 신종호 교수의 도움말로 풀어본다.

 



○ 소변 볼 때 거품과 피가 보이면?
 

콩팥 기능이 정상인보다 60% 이하로 떨어질 때 만성 콩팥병으로 본다. 핏속 노폐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독성이 몸속에 축적되어 이상을 초래한다. 만성 콩팥병의 초기 신호는 거품이 생기는 소변이다. 콩팥병 초기에 단백뇨가 나올 수 있는데 이는 소변의 표면장력을 높여 거품을 만든다. 그래서 소변 직후 변기를 보면 거품이 많이 남아 있다. 물론 거품뇨라고 해서 모두 콩팥병이 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요당(소변으로 당이 빠짐)과 요단백(소변으로 단백뇨가 빠짐)이라면 거품뇨가 종종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거품뇨가 잦다면 일단 요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게 혈뇨다. 소변으로 적혈구가 배설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눈으로 보아 소변 색깔이 검붉거나(육안적 혈뇨)와 눈으로는 정상이지만 현미경으로는 적혈구가 보이는(현미경적 혈뇨) 두 가지로 분류한다. 이런 혈뇨는 몸에 열이 나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1, 2회 혈뇨를 봤다고 해서 심각한 문제로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혈뇨가 계속 나온다면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우선 요로감염이나 요로결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콩팥이 문제일 가능성도 크다. 콩팥에 물혹이 생기는 낭종성 신질환, 사구체 신염, 요로계 종양, 콩팥의 혈관 이상 등 원인도 다양하다. 혈뇨가 잦다면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특히 40세 이상에서 혈뇨가 관찰되면 요로계의 악성종양 존재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과일, 단백질 섭취가 안 좋다?
 

콩팥병 환자는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지 않다. 단백질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단백뇨를 늘리고 단백질 자체를 분해하느라 요독이 증가한다. 따라서 만성 콩팥병 환자는 하루 적당량의 단백질만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집에서 밥과 반찬으로 고기를 섭취하는 정도는 괜찮다. 그러나 회식으로 고깃집에 갈 때는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많이 먹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일도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과일을 먹으면 몸속 칼륨이 증가할 수 있다. 칼륨이 많으면 근육 마비나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을 부를 수 있다. 칼륨을 줄이려면 과일을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가 잘 씻거나 재료의 5배 이상 되는 물에 5분 동안 헹군 뒤 먹으면 좋다. 또 과일을 껍질째 먹기보다는 알맹이만 먹도록 한다.

 
일부 과일은 '인' 성분이 들어 있어서 해로울 수 있다. 콩팥이 건강할 때 인은 칼슘과 짝을 이뤄 뼈를 튼튼하게 해주지만 콩팥이 나빠지면 인과 칼슘 농도의 균형이 깨진다. 이로 인해 인의 혈중 농도가 상승하면 가려움증 관절통 부종이 나타나고 심하면 뼈가 쉽게 부러진다. 참외, 토마토, 바나나, 키위는 인 성분이 많은 만큼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인 성분이 많이 들어간 다른 식품은 잡곡밥이다. 잡곡밥은 좋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건강식으로 불리지만 콩팥병 환자에게는 오히려 해롭다. 그런 의미에서 쇠뼈를 끓인 곰탕이나 설렁탕도 되도록 섭취를 줄여야 한다.